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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의 일상 속 동화여행
옥상에 널린 도토리 본문
올 가을엔 도토리 줍는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엄마는 내 평생 아프다는 말씀을 줄곧 하시는 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프다'는 말이 너무 익숙해 무심코 흘려듣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엄마가 무릎이 아프다며 절뚝거리실 때, 정말 많이 아프신가 싶어 걱정이 되던 참이다. 얼마 전, 엄마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날짜를 잡아두셨다.
예전처럼 산을 다니기도, 허리 굽혀 도토리를 주우러 다니기도 힘들 거라 생각했다. 솔직히 조금은 안도했다.
매년 가을이면 엄마를 모시고 이 산 저 산 도토리 줍는 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다.
방앗간에 가서 도토리 가루를 내고 가져오는 일까지 내 몫이 되니 말이다.
투덜거리면서도 따라다녔지만, 속으로는 '올해가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다.
"엄마, 도토리 줍으러 갈까?"며 엄마를 부추긴(?) 나를, ,아니 날씨를 원망해보지만 늦은듯 싶다.
계단이 높은 주택 3층이라 오르내리는 게 버거운 엄마는 하루 종일 집에서 TV와 대화를 하신다.
답답하시겠다 싶어 먼저 말을 꺼냈고, 엄마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함박웃음으로 고개를 끄덕이셨다.
차에 몸을 싣고 평소 가던 그곳으로 향했다. 수술 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도토리였다.
올해는 도토리가 달리지 않았다는 걱정이 무색할 만큼 한자리에서 도토리를 주웠다.
결국 오늘 옥상에 도토리를 말리느라 널었다. 그렇게 움직일 때는 아프다는 말을 덜 하시다가, 햇볕 좋은 옥상 바닥에 도토리를 펼쳐놓으며 "아구구" 하며 무릎 아프다고 하시는 엄마를 보며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어 후회가 되었다.
도토리를 다 펼쳐놓고 나서 엄마는 웃으셨다.

엄마의 표정이 너무 행복했다.
그 행복한 표정을 사진에 남기며 나도 행복해졌다.
그냥 웃음이 아니라 함박웃음이었다.
주름진 얼굴 가득 번지는 그 웃음을 보는데,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매년 귀찮다고, 힘들다고 투덜거렸던 그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 사진을 언니와 동생에게 보냈다. 행복한 엄마를 공유하고 싶었다.
"또 갔어?"라는 핀잔이었다. "다리 아프다고만 해봐"라는 말에,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지금 저렇게 행복하면 된 거 아닌가.
엄마에게 도토리를 줍는 일은, 도토리 가루를 만드는 일은, 그저 음식을 만드는 것 이상의 무언가였던 것 같다.
계절을 느끼는 일이고,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고, 자식들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수술을 하면 더 이상 예전처럼은 못 하실 거다. 어쩌면 이게 정말 마지막 도토리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옥상 바닥에 널린 도토리들이 그냥 도토리가 아니었다.
엄마의 가을이었다.
내년 가을엔 내가 도토리를 주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투덜거리지 말아야지. 아니, 투덜거리더라도 엄마처럼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옥상을 내려왔다.
도토리 마르는 냄새가 계단까지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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